0.7% 초박빙 양강대결 사이, 유난히 좁았던 진보정치의 길

0.7% 차이, 대통령 당선. 전국의 투표소에서 열일곱표씩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하니 그야말로 역대급 초박빙 선거라 부를 만 하다. 19대 대선에서 1, 2번 후보를 제외한 득표수의 총합이 34.89%에 달했던 것이 이번 대선에서 3.61%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이번 선거가 거대양당 기득권 정치의 폐해가 극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유난히 좁았던 길에서 우리 당이 받아든 성적표는 0.11%(37,366표). 양강구도가 극심했던 선거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권리당원의 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우 아쉬운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아쉽고 아쉽다, 0.11%(37,366표) 득표

박빙의 선거가 예상되는 가운데 ‘당원의 힘’으로 대선을 치르자는 기조를 세우고 돌입한 선거에서 당원 수에 미치지 못한 득표 결과는 당의 상태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혁신을 요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결과는 무엇보다 당원들에게 정체성과 자부심을 확고히 전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진보당 1기에 접어들어 당원의 양적 확대는 이뤄졌으나 내실 있게 당원사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9월 ‘집권전략’을 채택하고 대선 후보인 상임대표가 3차례에 걸쳐 전국 순회를 진행해 당 간부층의 일치성은 높아졌지만, 모든 당원에게 가닿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던 것이 득표 결과로 표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노동 중심’  ‘20대 여성’  ‘진보 단결’ 방향은 옳았지만

대선 기간 내내 ‘반노동’ ‘비노동’ ‘여성가족부 폐지’ 등 시대에 역행하는 구호가 횡행했던 것에 비추어봤을 때 애초에 ‘노동중심성’을 기치로 ‘20대 여성’에게 전략적으로 접근했던 것은 적절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 전략이 선거기간 전반을 관통하며 얼마나 생명력을 발휘해 결과로 이어졌는지는 미지수이다.
연말부터 시작해 본선 직전까지 집중했던 ‘진보단결사업(진보단일후보 추진)’도 아쉬움이 남는다. 투표일에 이르기까지 대선에 출마한 진보정당 후보 모두가 별다른 전환점도 감동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선거운동을 마쳤다는 사실은 아쉬움을 더한다.

 

김재연의 재발견, 당의 목소리가 의미를 얻은 것은 성과

비판적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 더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성과는 김재연의 재발견이다. 이번 대선을 통해 단순 조직 체계상의 상임대표 지위를 넘어 당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당 안팎의 대표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이번 대선을 통해 당의 목소리가 나름의 유의미성을 인정받은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김재연 후보까지 포괄한 대부분의 평가에서 당의 정책이 뛰어난 평가를 받았으며, 김재연의 주장이 편견과 오해 없이 유의미한 하나의 목소리로 전해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이번 대선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읽어낼 수 있는 대목이다.

 

당 조직력 강화와 진보단결의 과제 남아

당은 지난 2년간 당원 확대와 당의 기초조직인 분회강화를 조직사업의 기본 방향으로 두고 사업을 진행해왔다.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해 분회 모임조차 어려웠던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작금의 득표수는 당 조직사업 전반에 걸쳐 철저한 검토와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진보단결사업을 확고하게 전개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다행히 지난 4월 7일에 발표된 민주노총과 진보 4당의 합의를 기초로 전국에서 ‘진보단일후보’를 선정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시도당별 협의를 통해 진보단일후보를 조정 및 선정한다는 계획이며 울산에서부터 시작된 진보단일화 훈풍이 전국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지방선거에서 도약의 결실을 보아야

진보단일화 합의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재연 상임대표는 “이같은 노력(진보단일화)을 통해 진보정치 단결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희망을 채워내 지선에서 승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는 6.1지방선거는 진보당에 있어 ‘도약’의 척도이고 진보집권의 속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이다. 이에 따라 당 대표단은 지방선거까지의 결과를 바탕으로 진보당 1기의 도약사업과  양대선거를 종합한 평가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얼마 남지 않은 8회 지방선거에서는 도약의 순간을 꿈꾸며 수년 동안 주민들 곁에서 시간을 보낸 후보들의 땀이 빛나는 순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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