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2016년 총선, 경남 창원성산에서 고 노회찬 의원은 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야권단일화에 합의하여 당선되었다.

 장면2  2020년 총선, 울산 동구에서 민중당 김종훈 후보는 33.88%를 득표하고도 2위로 낙선했다. 3위였던 민주당 김태선 후보(24.53%)와 단일화 협상에 실패하며, 어부지리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38.36%)가 당선했다.


전국에서 진보정당 득표율이 가장 높은 두 지역구의 사례다. 이처럼 한국정치에서 진보정당의 의회 진출은 험난하다. 승자독식 거대양당 중심의 선거제도가 진보정치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1등 빼고 나머지는 다 죽는 대통령제와 소선거구제도 문제지만, 특히 박정희가 5·16쿠데타 직후 도입한 ‘이중당적 금지’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악법이다. 이는 많은 민주국가에서 일상화된 연합정치를 방해하고, 정치의 다양성과 창조성을 억눌러 국민들의 정치적 기본권을 억압한다. 우리의 논의는 이 엄연한 현실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게다가 지금은 윤석열 검찰독재 시대다. ‘입틀막’에 ‘거부권 남발’에 영역 불문 전방위적인 퇴행으로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어떻게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고, 희망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인가. 야권이 각개약진하여 결과적으로 정부여당이 입법부마저 장악하게 한다면, 그 후과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진보정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존을 걸고 싸우고 있는 노동자·민중들에게 무슨 해답을 내놓을 것인가.

진보당은 ‘야권 총단결’과 ‘최대 진보연합’을 제시했다. 정권 심판을 위해 야권의 분열이 아닌 단결을, 각자도생이 아닌 연합정치를 택했다. 작년 강성희 의원의 재보선 당선 직후 첫 국회 등원 일성 또한 “윤 정권 심판을 위한 진보민주개혁 세력의 단결과 연대”였다. 진보당은 일관되게 뭉쳐서 싸우자고 주장해왔던 것이다. 비록 녹색정의당이 개문발차하며 ‘최대 진보연합’은 실현하지 못했지만,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당, 그리고 새진보연합이 함께 만든 ‘민주개혁진보연합’을 성사했다. 한국정당사 최초로 비례 명부와 지역구 단일화, 정책연대까지 포함한 ‘전국적 반윤 연합’을 실현해 낸 것이다.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연합정치도 정치적 존재감과 자기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법. 진보당은 숱한 고난과 시련에도 지역과 현장에서 땀 흘리며 10만 당원과 20명의 지방의원, 1명의 기초단체장, 1명의 국회의원을 가진 ‘선명야당’으로 성장했다. 선출직 공직자 100%가 지역구일 만큼 자력으로 지역을 개척한 힘이 원동력이다. 이번 총선 또한 86명의 지역구 후보가 일찍이 각 지역구에서 활약하며, 주민 속으로 들어갔다. 당원들의 헌신과 주민들의 지지가 모여 일부 지역의 경우 선거 당락을 좌우할 수준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연합정치를 성사시킨 힘은 온전히 당원들의 진보집권을 향한 열정과 헌신이었다.

민주개혁진보연합은 2032년 진보집권을 향한 대장정의 첫걸음이다. 이번 총선 목표는 원내진입과 대표 진보정당으로의 도약이다. 민주개혁진보연합의 합의에 따른 비례대표 후보 3석과 함께 진보당은 울산 북구 윤종오 후보, 그리고 전주을 강성희 의원이 자력으로 재선에 집중한다. 나아가 민주당과 경선에서 승리하여 국민의힘과 1:1로 승부할 지역을 늘리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며, 지방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반드시 당선자를 낼 것이다. 전 당원의 힘을 모아 진보당의 눈부신 도약을 완성하자.

연합정치는 ‘진보적 국회’를 추동하는 공간이다. 소수인 진보정당이 중앙정치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대치는 노동자·민중에 이롭도록 민주당을 진보적으로 견인하는 것이다. ‘민주개혁진보연합’은 대통령이 거부한 모든 법안의 재추진은 물론, 개헌·정치개혁·불평등·노동·기후 등의 민생개혁 입법을 합의하고, 22대 국회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진보당이 성장하는 만큼 국민들이 체감할 정치의 효용성과 효능감을 높일 수 있다.

진보당은 선거제도라는 현실 정치의 장벽을 넘고, 윤석열 심판 민심에 가장 부합하며, 원내진출과 ‘진보적 국회’ 건설에 최적화된 경로로 ‘민주개혁진보연합’을 결심했다. 이를 두고 ‘신자유주의 정치세력과의 야합’ 등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진보당은 거대양당의 명백한 한계를 직시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는 정치전략과 전술의 문제다. 진보당은 수구보수정치를 우선 청산하고, 이후 민주와 진보가 경쟁하는 정치개혁의 시대로 넘어가고자 한다.

한편 국민의힘과 수구언론은 케케묵은 색깔론까지 동원하며 연합정치 흠집내기에 혈안이다. 진보당은 진보정치가 성장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했던 색깔론을 단호히 거부한다. 이는 연합정치를 분열시키고, 보수층 결집 및 야권 지지층 균열을 위한 정치공세일 뿐이다. 역으로 그만큼 연합정치는 집권여당에 위협적인 전략임을 방증한다.

2024년 4월 새봄이 오면, 대한민국에 진보정치가 활짝 꽃필 것이다. 그리고 최후의 승자는 바로 정권심판과 민생회복을 바라는 국민들이 될 것이다. 진보당은 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거침없이 진보집권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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