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치 실패론’이라는 낙인 뒤의 진실
지난 몇 년간 한국 정치권에서 ‘청년정치’는 가장 뜨거운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빨리 소모되어 버린 ‘상품’이기도 했습니다. 선거철마다 각 정당은 청년의 얼굴을 빌려 변화를 약속했지만, 결과는 늘 ‘좌초’와 ‘퇴장’이라는 차가운 평가로 끝났습니다.
실제로 여러 언론은 “청년정치 실험의 좌초(한겨레)”, “반짝 흥행 뒤 초라한 퇴장(조선일보)”과 같은 제목으로 청년정치의 한계를 지적해 왔습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언론이 내린 공통된 결론은 청년 정치인들이 당 안에서 고립되거나, 일회성 소모품으로 쓰인 뒤 사라진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청년 정치인 개인의 역량이 부족해서였을까요? 우리는 ‘실패’라는 낙인을 찍기 전에, 그들이 발을 내디뎠던 한국 정치라는 토양의 성분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56.3세, 42억 자산가’가 지배하는 국회의 평균값
현재 대한민국 국회의 ‘평균치’는 국민의 삶과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제22대 국회 개원 당시 통계를 보면, 국회의원 평균 연령은 56.3세이며 남성 비율은 무려 80%에 달합니다. 학력과 자산의 편중은 더욱 심각합니다. 전체 의원 중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이가 157명이며, 의원 1인당 평균 재산은 약 40억 원을 상회합니다.
부동산 재산만 평균 19억 원에 달하고, 다주택자 의원이 60명을 넘는다는 사실은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대한민국 가구 순자산의 중간값은 약 2억 원 중반대에 불과합니다. 국회의원의 평균 자산이 국민의 평균보다 수십 배나 높은 셈입니다.
연령, 자산, 학력 모든 면에서 국회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영입된 한두 명의 청년은 ‘특이한 존재’로서 상징성만 소비될 뿐입니다.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얼굴만 바꾸는 방식으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결코 바로잡을 수 없습니다.
갈라치기와 혐오, 청년정치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이러한 구조적 틈새를 이용해 갈등을 먹고 자라는 정치가 청년정치의 대안처럼 호명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개혁신당과 이준석 의원입니다. 일부 언론은 특정 계층의 지지율을 근거로 이를 ‘청년의 선택’이라 말하지만, 그 이면에는 위험한 ‘갈라치기’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이준석 의원은 그간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향한 공격적인 언사와 갈등 프레이밍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키워왔습니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나 여성 군 복무 의무화 같은 공약은 합리적 대안을 찾는 논의라기보다 세대와 성별을 갈라치는 전략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의원의 과거 발언을 ‘혐오 표현’으로 규정하기도 했으며, 2025년 대선 과정에서도 TV 토론 중 부적절한 언어 사용으로 인해 많은 시민의 진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갈라치기 정치’의 결과는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지난 대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남성층에서는 높은 지지를 얻었으나, 같은 세대 여성층의 지지율은 그에 한참 못 미치는 극심한 편중 현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청년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집단의 분노를 동원하여 정치를 일종의 ‘전선’으로 만드는 방식일 뿐입니다.
더 나아가, 최근 언론에 비치는 일부 극우적 청년들의 모습은 대다수 청년의 상식과는 거리가 멉니다. 한남동 관저에서 윤석열이 체포될 때 대학교 과잠을 입고 품에 안겨 눈물을 글썽이던 모습, 사법 질서를 부정하며 서부법원에서 폭동을 일으키던 행위,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폭력을 정당화하는 모습들이 마치 청년 세대의 전형인 것처럼 반복적으로 보도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청년의 평균이 아닙니다. 대다수의 청년은 상식적인 법질서와 인권을 존중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극적인 장면들이 반복 노출되면서, 소수의 극단적인 목소리가 마치 ‘청년의 정치 성향’인 것처럼 과대대표되고 있습니다. 이는 상식적인 다수의 청년을 침묵하게 만들고 공론장을 왜곡합니다. 진정한 정치는 이러한 배제와 폭력의 언어를 멈추고, 평범한 다수 청년의 삶을 연결하는 ‘책임의 정치’로 나아가야 합니다.
광장에서 확인한 청년의 저력, 제도라는 벽을 넘어야
청년들은 이미 충분히 정치적인 역량을 증명해 왔습니다. 2016년 탄핵 정국부터 최근의 비상계엄 사태까지, 헌법 정신을 지키기 위해 광장을 지켜낸 주역은 평범한 청년들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극단주의자들과 달리 이들은 광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질서를 유지하며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상식적인 시민들이 제도권 정치로 들어가는 입구가 너무나 좁다는 점입니다. 한국 정치는 여전히 ‘정치적 배경’이 있는 이들에게 유리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보면, 기초의원 선거 한 번을 치르는 데도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듭니다. 2030 청년 노동자의 평균 임금이 300만 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청 자료를 생각하면, 평범한 청년에게 출마는 꿈도 꾸기 어려운 장벽입니다.
그래서 진보당은 이 장벽을 허물고자 합니다. 정치가 ‘돈 있는 사람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일하는 평범한 청년의 일상을 지키는 도구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진보당 ‘챌린저스’, 정치의 평균값을 국민 곁으로
진보당의 2030 후보단 ‘챌린저스’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했습니다. 6월 3일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진보당의 청년 후보들은 어디서 영입된 ‘스타’가 아닙니다. 이들은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정치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껴온 ‘현장형 정치인’들입니다.
이번에 출마하는 40여 명의 후보는 평균 연령 만 31세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 나선 학생, 지역 일자리를 고민하는 청년, 탄핵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배운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진보당은 2030 후보들이 돈 걱정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2억 원 규모의 ‘청년기금’을 조성했습니다. 모든 2030 후보에게 기탁금을 지원하고 선거 비용을 보조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진보당의 결심이었습니다.
이러한 진보당 2030 후보들의 도전에 대해 해외에서도 응원을 보내왔습니다. 미국의 진보적 정치조직인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는 91년생 최연소 뉴욕 시장이 된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의 사례를 언급하며 평범한 청년들의 도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지지와 연대의 영상을 전달했습니다. 진보 정치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청년 정치인들의 도전과 승리는 이미 전 세계적 흐름입니다.
결국 ‘승리자’가 될 ‘도전자들’
정치는 결국 ‘누구의 목소리가 들리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그동안 청년은 정당의 관객이거나 홍보용 모델로만 불려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진보당의 ‘챌린저스’는 스스로 정치의 주체가 되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의석 몇 석을 얻는 선거가 아닙니다. ‘56세, 42억 자산가’로 대변되는 낡은 정치의 평균값을 깨뜨리고, 청년 노동자와 서민의 일상을 정치의 중심으로 가져오려는 거대한 도전입니다.
누군가를 배제하는 갈라치기가 아닌 모두를 껴안는 연대를, 말뿐인 청년정치가 아닌 현장의 책임을 선택한 이들의 발걸음은 이미 한국 정치에 중요한 균열을 내고 있습니다. 도전자에서 승리자로 나아가는 길은 험난하겠지만, 진보당은 청년들과 함께 그 길을 끝까지 걷겠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변화가 결국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커다란 물결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