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정책위원회는 2026년 상반기, 한반도 안보와 평화체제 문제를 둘러싼 핵심 쟁점에 대해 본격적인 정책 연구에 착수했다.

그동안 우리 당이 외쳐온 ‘평화’, ‘주권’의 구호를 구체적인 입법과 지역 투쟁 과제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다. 특히 최근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한반도 역시 외교·군사적 긴장과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어 더욱 체계적인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한반도평화기본법」 제정 방안 연구는 정전체제 70년을 넘어선 현재 한반도 상황에서 평화정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현재 한반도는 군사훈련 확대, 전략자산 전개, 무기 수출 증가 등 군사적 긴장이 반복되지만, 이를 통제하고 감시할 법적 장치는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외교·군사 정책 권한이 행정부에 집중된 구조를 재검토하고, 국회와 시민의 통제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을 모색한다. 특히 ‘평화롭게 살 권리’를 헌법에 있는 권리로 분명히 하고, 이를 외교·군사 정책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평화정책이 정권의 성향에 따라 급변하는 것을 막고, 지속 가능한 정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다.

또한 접경지역 주민과 군사기지 인근 주민 등 분단과 군사주의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온 이들의 권리를 ‘지원 대상’이 아닌 ‘권리 주체’로 재정립하고, 통합적인 피해 구제 체계를 마련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두 번째 연구 과제인 ‘주한미군 주둔비 지원 현황 및 대응 방안’은 한미관계의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이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이다. 현재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뿐 아니라 토지 무상 제공, 세제 혜택, 각종 간접 비용 등을 포함해 막대한 규모의 미군 주둔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개념 아래 한반도 방어를 넘어 중국 견제 등 미국의 세계 전략에 활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의 안보와 무관한 영역에도 국민의 재정이 투입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주둔 비용의 실질 규모를 구체적으로 산출하고, 기존 협정 체계의 문제점을 분석하여 방위비 분담 구조의 재편 또는 축소 등 현실적인 정책 대안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세 번째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된 지역 개발 사업과 재정 구조를 분석하는 연구다. 평택은 주한미군 재배치 이후 국가 차원의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진 지역이지만, 실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금까지 투입된 막대한 예산이 도로, 산업단지,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사용됐지만, 주민 복지나 생활 기반과 관련된 사업은 극히 제한적인 수준이었다. 또한 미군기지 운영과 관련된 소음 피해, 환경 문제, 시설 이전 지연 등 다양한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지원 정책의 한계를 분석하고, 환경·건강·생활 인프라를 중심으로 주민 중심 지원 체계의 방향을 제시하는 게 목표다. 아울러 미군기지와 지역사회 관계를 재구성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세 가지 연구 과제는 각각 별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외교·안보 정책이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영역이 아니라, 민주적 통제와 사회적 책임 아래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함께한다.

진보당 정책위원회는 이번 연구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라는 요구를 법·제도·재정·지역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특히 기지 이전, 주둔 비용, 지역 개발 등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지역 단위의 실제 투쟁과 결합할 수 있는 정책을 준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문제는 더 이상 외교·군사 영역에만 맡겨둘 수 없는 과제다. 입법과 지역·현장의 문제를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연구용역은 그 출발점으로서, 향후 진보당의 정책과 투쟁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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