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권 붕괴 노린 전쟁, 호르무즈에 발목 잡힌 미국 한국은 침략전쟁의 동조자 될 수 없다.

2026-04-01     신미연 자주평화통일위원장

이 전쟁의 애초 목표는 이란 정권교체였다.

네타냐후와 트럼프는 ‘전쟁이 시작되면 며칠 안에 이란 국민이 폭동을 일으켜 정권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미국이 개전 첫날 12시간 동안 900여 회 공습을 쏟아부은 후, 트럼프가 이란 국민을 향해 “공격이 끝나면 여러분들이 정부를 장악하라”고 선동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 군 수뇌부 참수작전을 이어가며 전쟁 목표에 ‘이란정권 붕괴 환경 조성’을 추가했다. 하지만 4주가 지난 지금, 엄청난 오판이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란의 대규모 군중집회 “미국에게 죽음을!”

미국이 기대했던 내부동요나 소요사태는 없었다. 이란 국민은 폭탄이 떨어지는 테헤란 도심에서 “미국에게 죽음을!” 구호를 외치며 결사항전 의지를 다졌다. 미 정보당국은 ‘이란 지도부의 국가 통제권은 견고하다’고 정보를 흘렸고, 뒤늦게 이란은 ‘임박한 위협’이 아니었으며, 작년 6월 이후 핵농축 프로그램 재건 시도도 없었다고 시인했다. 결국 이번 전쟁은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오만과 오판이 불러온 위험한 도박이었고, ‘이란 정권 붕괴’ 목표가 실패할 것이라는 점은 예견된 일이었다.

 

전쟁 목표가 이란 정권붕괴에서 호르무즈 해협 확보로 바뀌었다.

이제 전장은 호르무즈 해협으로 옮겨졌다. 이란이 해협을 장악하자 글로벌 해운사들은 운항을 중단했고 유조선 통행량은 70% 급감했다. 전쟁이 길어질 경우 글로벌 공급망 위기·산업위기·식량위기까지 번질 상황이다. 다급해진 트럼프는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 제재를 30일간 해제하며 수출입을 허용했다. 서방이 공들여 온 대러 압박 수단은 우스워졌고, 이란 정권 교체가 목표였던 전쟁은 도리어 이란의 자금줄을 풀어준 셈이 됐다. 불법적이고 무모한 전쟁이 전략도 전술도 없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트럼프의 파병 요구, 거부해야 한다.

트럼프는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보호를 위해 군함 파견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한국 원유의 통행로라는 명분과 함께 주한미군 주둔의 대가를 운운하고 있지만, 정부는 단호히 파병을 거부해야 한다.

첫째, 한국 군함 파견은 명백한 전쟁 동참이며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위반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역시 외부 침략으로부터의 상호 방어를 목적으로 할 뿐, 미국의 제3국 선제공격에 동참할 의무는 전혀 없다. 둘째, 이란은 한국의 적이 아니다. 이란은 오랜 우호 교역국이자 중동의 주요 강국이다. 더욱이 주한 이란대사가 에너지 수급과 관련해 대한민국 국회에서 직접 설명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고 있다. 셋째, 독일·프랑스·스페인·일본 등 대다수 국가가 미국이 일으킨 전쟁에 동참을 거부하고 있다.


이 전쟁은 분명 미국에게 수렁이다.

미국 내부에서도 전쟁의 여파가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미국은 이번 전쟁에 막대한 무기와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연간 100발도 생산하지 못하는 토마호크를 전쟁 발발 100시간 만에 168발을 소모했고, 불과 2주 만에 수년 치 무기를 소진했다. 전쟁 시작 6일 만에 120억 달러(약 18조 원)를 사용했고, 2천억 달러(약 300조 원) 이상의 추가 예산까지 요청한 상태다.

또 미국 리더십의 무능과 쇠락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다. 미국은 확전을 준비하며 동맹국들에 군사지원과 군함 파견을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동맹국들은 나서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일관된 전략 없이 입장을 수시로 바꾸고 있다. 48시간 내 완전 파괴를 공언하다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완벽한 협상을 했다고 말한다. 유가와 증시 관리에 허덕이는 이 전쟁에 어떤 국가가 나서겠는가.
 

한국은 이미 이 전쟁에 부분적으로 연루되어 있다.

UAE에 수출한 천궁이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고, 추가수출과 기술지원 인력까지 투입됐다. 정부 의사와 무관하게 사드는 중동으로 차출되었다. 여기서 한 발만 더 나아간다면 이란과 돌이킬 수 없는 적대 관계가 되며 미국의 침략전쟁에 휘말릴 것이다. 더욱이 지금 한국은 ‘전략적 유연성’의 위험성과 ‘방산수출의 덫’에 직면해 있다. 주권과 평화를 앞세운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위험 구조는 앞으로도 반복해서 작동될 것이다.

 

그럼에도, 왜 유독 한국 정부만 고심하는가.

그만큼 한미동맹의 굴레가 깊다는 뜻 아닐까. 역대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명시적으로 거부한 전례가 거의 없다. 이라크 파병도, 사드 배치도, 대미투자도 결국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귀결됐다. 트럼프가 SNS에 군함 파견 한마디를 올렸을 뿐인데, 시민사회와 종교계를 비롯한 평화 시민들이 즉각적으로 파병 거부 촉구 행동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반복된 경험 때문이다.

 

국민의 힘으로 침략전쟁 동참을 막아야 한다.

트럼프가 5일간 휴전을 선언했지만, 그것이 타협인지 속임수인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반면 여전히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계속되고 있고, 주일미군 2,500명과 미 육군 최정예 부대도 이동 중이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미국은 감당하지 못할 부담을 동맹국에 전가하려 할 것이다. 우리가 한미동맹의 굴레에 매몰되어 침략전쟁에 끌려 들어가지 않도록, 국민이 한목소리로 <침략전쟁 반대! 파병 반대!>를 외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