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로버트 스칼라피노ㆍ이정식 지음, 한홍구 옮김 ⓒ돌베게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로버트 스칼라피노ㆍ이정식 지음, 한홍구 옮김 ⓒ돌베게

이 땅에서 공산주의 운동사는 더 이상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지 않지만 언젠가 다시 심장을 부여잡을 때를 만나면 기억의 기억이 아니라 현실과 현재의 경계에서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홍구 선생이 개정판 후기에서 말하듯이 유럽에 갖다 놓으면 중도우파 정도밖에 되지 않을 통합진보당이 해산당하는 한국에서 공산주의 운동사를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면서 읽으면 책의 두께가 부담스럽지만은 않다.

특히 식민지 시대 민족해방운동에서 공산주의운동을 더 광범위하게 반제민중운동으로 확대하고 이를 뒤받침 하는 자료와 구성의 수고스러움은 이 책이 가진 장점이다.

1부 1장 한국 공산주의의 기원부터 2부 5장 소련 '후견'하의 북한 공산주의까지는 이어서 읽어야 하고, 2부 6장 한국전쟁과 북한, 3부 7장 강행군의 시대, 8장 유일체제의 형성은 더디더라도 꼼꼼하게 봐야 과정이 이해된다. (이 책의 목적 중 하나가 역사와 사회과학을 결합하는 것인데 역사에도 문턱이 있고 사회과학의 문턱도 높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인 이정식과 한홍구의 대담은 이 책의 저자가 한국공산주의를 어떤 입장에서 썼는지 엿볼 수 있는데 대담의 많은 부분에서 반공주의적 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의 존재가 이 책을 이적표현물로 만든 역사가(이북의 김일성이 일제시기 전설적 명장 김일성 장군이라 알려진 그 사람이라는 것을 명쾌하게 밝힌다) 있었으니 이 부분을 처음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역사가 늘 입장의 관점의 문제인 것은 역사가 자기 삶의 문제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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