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조합원들이 217일간의 강고한 투쟁을 통해 도로공사에 직접고용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빼앗긴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도로공사의 차별과 탄압에 맞서 험난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단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현실만이 아닙니다.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수없이 높은 곳을 찾아 농성하고, 오르고 내리며, 빼앗기고 되찾기를 반복하는 것이 노동과 자본의 현실입니다. 노동자들에게 끊임없는 고통을 전가하는 정권과 자본에 분노하면서 반드시 이 고리를 끊자고 말해왔지만, 당중심 노동운동이라는 과제 앞에서 저는 진짜 분노해 왔는지 자성해 보게 됩니다.

공공연대노조가 지난해 열린 총선에서 진보당(민중당)과 정책 협약을 맺고 있다. ⓒ너머
공공연대노조가 지난해 열린 총선에서 진보당(민중당)과 정책 협약을 맺고 있다. ⓒ너머

"실리와 현실을 앞세워 살아오지 않았나?"

‘나는 96~97총파업의 경험과 교훈을 통해 얻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길을 위해, 3.1운동의 교훈으로 얻은 무장투쟁의 길을 향해 혹한과 굶주림의 만주로 주저 없이 달려갔던 항일투사처럼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길로 달리고 있었는가? 비폭력 평화주의 논리로 생사를 걸어야 하는 무장투쟁의 두려움을 감추며 회피하던 것처럼, 실리와 현실을 앞세워 정치 혐오주의와 패배주의자들의 비난에 위축된 마음을 회피하며 살아오지 않았었나?‘

돌아보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통한 진보집권이 노동과 자본의 대립에 악순환을 끊어내는 오늘날의 과학적 길임을 알면서도 굳건한 신념으로 스스로 걸어 나가지 못하고 신발 끈을 꼼지락꼼지락 매만지며 주저하고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최근 더는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어 ‘집권을 목표로 하지 않는 노동운동은 노동자들을 끊임없는 차별의 사슬에 남겨 놓겠다는 것이다’라고 되뇌며, 이러한 심정을 담아 현장의 간부들께 호소하는 자리들이 있었습니다.

60살이 넘어 노동조합을 시작한 현장의 분회장님은 “옳은 말이다. 너무 늦게 알게 돼서 아쉽다. 남은 삶은 그 일을 위해 살겠다” 말씀하시고, 40살의 신입간부는 “내일부터 진성당원을 하겠다” 결심해 주셨습니다. 이런 결심을 해주신 동지들이 저에게 하신 공통된 이야기는 “정말 우리 조합원들을 아끼는 마음이 느껴진다”, “진정성이 느껴졌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지난 25~26일 공공연대 중집·상근자 수련회 또한 그런 자리였습니다. 동지들의 사례발표와 결심을 듣고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우리 지역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모두 다 어렵지만 같은 길을 가고 있었구나” 이야기하며 서로에 대한 믿음과 힘을 확인하고 결심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당중심 노동운동, 자신의 심장을 먼저 달구자"

이런 힘으로 공공연대 7기 배타적 지지방침 결정을 위한 조직화와 6천 당원시대를 만들자는 결심을 함께하는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저의 심장이 달궈져야 우리의 결심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경험하는 자리들이었습니다.

젊은 간부가 “노동자들은 시대가 지나도 노동조합을 만들어 언제까지나 투쟁해야 하나요?”이렇게 물어 왔습니다.

“아니다. 자본과 노동의 관계는 사회가 만든 것이다. 빼앗고 되찾을 필요가 없는 노동의 시대를 만들면 된다.”

대화의 말미에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통한 진보집권이 그러한 시대를 여는 시작이 된다는 말에 힘있게 고개를 끄덕이는 간부의 모습에서 당중심 노동운동이 가져올 위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주저하고 있는 동안에도 수많은 현장에서 자신의 심장으로 우리의 결심을 만들어 가고 계시는 동지들께 고마움과 경의를 표하며 글을 마칩니다.

당중심 노동운동 특집

“노동자당원이 앞장서서 2024년 원내진출 반드시 이루겠다”  /김기완 진보당 노동자당 대표
당중심 노동운동을 전면화하자 / 정희성 전 노동자당 대표
노동자기금은 독립운동 자금, 농민들도 쌀가마니 들고 나서자 / 김영호 진보당 충남도당위원장
당과 노조가 의기투합한 이행점검단, 당중심 노동운동의 원형 / 남희정 전국택배노조 서울지부장
➄ 당중심의 노동운동이 변혁적 노동운동이다 / 정대연 집권전략자문위원
➅ “공공연대 배타적 지지방침과 6천 당원시대 열겠다” /  박성철 공공연대노조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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